2009/12/31 00:00

<방명록 on a Cloud> Blah blah b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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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4 03:45

Ellen's Stardust Diner + 주절주절 Blah blah blah

뉴욕에서 출발하는 날 들린 아메리칸 다이너, Ellen's Stardust Diner라는 곳에서 특별한 체험을 해서 좀 올려봅니다.

사실, 미국식 햄버거나 브런치 종류가 먹고 싶어서 들른 곳인데 이런 곳인지 몰랐어요. 으하하하~ 들어서면서부터 시끌시끌 노래하는 소리가 나길래 누구 생일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자리에 앉아서 보니까 여기는 서버들이 모두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려고 준비하는 연습생들이 생계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었어요. 브로드웨이에선 이미 꽤나 명물인듯, 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걸 오며가며 봤다지요~


















요런식으로 커피를 날라주고, 음식을 가져다주고, 음료 리필을 해주는 서버들이 다들 한 노래씩 하시고 한 외모씩 하시는 언니오퐈들이었습니다. 돌아가면서 저렇게 노래를 한곡씩 뽑는데, 브로드웨이 넘버일때도 있고 팝일때도 있고 캐롤일때도 있고, 장르도 다양해요. 그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콜라를 리필하러 가기도 하고 하는데 정말 웃겨서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계산하러도 가고 그래요 ㅋㅋㅋㅋㅋ. 본인들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려는 연습생이라고 소개도 하고, 여기 오신 손님들이 여기서 식사를 하고는 공연을 보러 가실것 같은데,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의 10명중 9명은 다 이 Ellen's Stardust Diner에서 서빙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레슨비를 위한 기부도 받기도 하고... 저는 기부는 따로 하지 않았지만 얼떨결에 평소보다 높은 팁을 주었다지요. 내 앞가림이나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브로드웨이서 공연을 보면서도 느끼고, 이 카페에 와서도 느낀건데, 브로드웨이는 배우 풀이 넓다보니 연령대가 다양해서, 나이 든 배우가 젊은 척, 젊은 배우가 나이 든 척 하지 않고, 그냥 자기 나이대로 배역을 맡아서 하는게 가능한게 좀 부럽더군요. 물론, 반대로 그 많은 배우들을 수용하고 그 넓은 나이 스펙트럼을 커버할 수 있는 수많은 작품들이 몰려있는것도 사실이지만요. 그래서 N2N의 경우에도 아마 올해 만으로 25세인 Aaron Tveit도, 현재 맡고 있는 역은 17세지만 어쨌든 꽤나 젊은 배우로 젊은 역을 맡아왔었고, 딸 나탈리역을 맡은 Jennifer Damiano도 91년생으로 18살인거니까 현재 맡은 역과 나이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죠. Alice Ripley도 마찬가지구요. 한국의 배우풀이 작음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실은 배우들이나 공연계 사람들에 대한 처우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게 한국 공연계가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만약에 돈이 잘 구르는 곳이었다면, 재능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이 분야로 진출을 했겠죠.

N2N에서 배우들을 기다리다 보니까 밖에서 사람들이 두런두런 얘기하는걸 엿듣게 되는데, 제가 이 날 봤던 Dan역의 배우가 언더스터디였다보니 언더스터디 얘기가 나오던데. 브로드웨이에서는 언더스터디가 월급제이고, 한달에 1600불을 받는다고 하더라구요. 스테이지에 설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채로 매일 다른 출연배우들과 같이 공연시간에 출근하는 그런 괴로움도 물론 있겠지만 일반 월급쟁이들보다 더 조건이 좋은 저 월급은 브로드웨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꿈도 있지만 나쁘지 않은 급여에 생계도 걸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건가 싶어요. 언더가 저 정도니까 브로드웨이 스테이지에 서는 배우들은 더 많이 받겠죠. 뭐 한국도 주조연배우라면 급에 따라서 급여가 정해진다지만 언더를 저 정도 주지는 않을테니까요. 게다가 주기적으로 Understudy Concert인지, 정식 명칭은 모르겠는데 어쨌든 브로드웨이 작품들에서 언더를 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콘서트를 통해 관객에게 그동안 연습하고 있고 간간히 무대에 오르던 넘버들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도 마련이 되어있구요. 이런 시스템은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 언더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을거라는건 알지만 뭐... 사실 지금 SA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무열/조정석과 같은 뮤지컬 스타들이 티켓 판매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그래도 저 작품에 충성도가 높은 팬들은 배우는 상관없이 작품을 보니까요. 아니, 오히려 언더는 어떨까, 언더를 보고 싶다, 하는 저 같은 사람들도 분명 있구요. 이건 참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제작에 대해서도 좀 주절거려보자면, 이번 출장에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던 안소니 랩의 'Without You'에 언급된 '렌트'의 제작과정도 그렇고, 요새 제가 허우적대는 N2N도 제작기간이 거의 5, 6년은 되는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고치고 또 고치고, 워크샵은 물론이고 브로드웨이에 오르기 전에 프리뷰 기간을 잡고 타 도시와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하면서 일반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해서, 관객의 반응이나 이해도를 보고 곡도 과감히 짜르고 가사도 왕창 재정비했더라구요. 유투브에서 찾을 수 있는 Second Stage에서 한 공연 영상을 보면, 가사가 아주 많이 바뀌었더군요. 게다가 씬들도 짤리고, 추가된 부분도 있구요. 이번달 '더뮤지컬'을 보니 처음 선보여졌을때는 원작이 없는 작품인 탓에 관객들의 이해도도 떨어지고 해서 평이 좋지 않았다는데, 그렇게 대거 재정비 시간을 가진 뒤에 브로드웨이에 올려졌을때는, 관객인 제가 봤을때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아주 딱 좋았어요. N2N의 경우에는 제가 잘못 기억한게 아니라면 비영리단체에서 출발한 뮤지컬이라 흥행여부에 상관없이 필요한 만큼의 공연기간과 재정비 기간을 갖은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한국 공연계에서 저렇게 취미와 뮤지컬계의 발전을 위해서 모험적인 작품을 시도하여 선보이고, 상업적 회사들에서 그 작품들을 보고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하면 장기투자를 하면서 천천히 재정비하고 수리를 하는건 불가능하죠.
 
더뮤지컬의 탈색머리 푸른정장을 입은 김모배우가 말한것처럼, 한국은 창작뮤지컬이 초연이 끝인 경우가 많아서 아쉬워요. 저도 그렇지만, 창작뮤지컬은 완성도나 구성면에서 기피하게 되는 면이 있는데, 만약에 여태 쏟아졌다 조용히 초연만으로 사라진 여러 창작뮤지컬들이 인고의 세월을 거쳐 성공한 브로드웨이의 성공작들처럼 긴 시간이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달콤한 나의 도시' 같은 경우에도, 일단 지금 작사가부터 셔럽!!!!!을 시킨 후에 새로운 분을 모셔서 가사를 모두 뜯어고치고, 세트를 축소할건 축소하고, 짜를 씬들은 짜르고, 짜를 노래들도 짜르고, 관객이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우면서 반감도 사지 않도록 대거 수정과정을 천천히 거치면 꽤 좋은 작품이 될수도 있을것 같거든요. 그 김모배우가 말한대로, 일견 실험적인 작품은 맞는것 같아보이니까요. '남한산성'이나, '영웅'을 예로 들지 않고 하필 '달콤한 나의 도시'를 예로 든건, 이 뮤지컬이 지금은 너무 빠르게 대극장에서 시작해버렸지만 스케일이 소극장에서 해도 되었을법한 뮤지컬이기 때문이고, 앞 두 작품은 구성이나 스토리의 전개, 분위기 등에서 상당히 클래식한 뮤지컬의 형식을 띄고 있는데 반해 '달콤도시'는 그런면에서는 꽤나 벗어났단 말이죠. 음악 스타일도 그렇구요.

세트로 얘기하자면 '남한산성'과 '영웅'은 세트나 규모, 그리고 극 특성상 대극장을 필요로 하지만, '달콤한 나의 도시'는 그렇지 않죠. 그렇다고 대극장에서 완전 불가능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뭐 제대로 정비만 한다면 지금 무대사이즈 정도도 수용 가능한것 같으니까. 오케스트라 또는 밴드가 몇명인지 모르겠는데 이들을 무대위로 올려도 될것 같구요 (아, 이건 그야말로 N2N...). 사실 이 작품, 버리지 말고 워크샵에서 드문드문이라도 계속 수정과정을 거치고, 소극장에서 프리뷰 기간도 좀 갖고 해서 차근차근 조리해나가면 꽤나 괜찮을것 같단 말이죠. 사실 유명 작곡가/프로듀서와 엄청난 투자를 받아 처음부터 이슈를 일으키며 돈을 쏟아부어 제작하는 작품보다, 작은 스테일로 시작해서 오랜 수정과 편집의 과정을 거쳐서 귀에 쩍쩍 붙는 넘버들과 모험적인 소재와 구성, 그리고 그 역에 딱 들어맞는 배우들, 또한 작은 스케일에서 가장 중요한 탄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을 선사하는 작품을 만드는게 더 어렵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후자가 더 기억에 남구요. '레미제라블'도 지금은 대작이지만 시작은 작고 겸손한 프랑스 뮤지컬로 시작했고, 지금 현재 프로덕션도 마음만 먹으면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정도 크기의 무대에서도 설치가 가능해요. 실제로 제가 덴마크에서 본 '레미제라블'의 무대사이즈가 그랬구요 (사실, 연강홀보다 뒤로 좀 더 깊긴 했지만.. ㅋㅋ...ㅋ...). 그렇다고 절대!!!!!!!!!! '달콤도시'가 '레미제라블'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건 아닙니다. 그건 이 레미즈덕후는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부르르르.... 다만, '레미즈' 같은 좋은 작품은 대소극장 어디에서 공연해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것~

뭐... 새벽에 꽤나 긴 잡소리였습니다만 정말 아쉬워요. 한국의 실정이. 한국은 참 이상한게 나라도 작고 인구도 그렇게 많은것도 아닌데 아시아 그 어느 나라보다 라이센스 작품 번안이 활발하고 창작활동도 활발하단 말이죠. 그리고 이제는 자리를 잡을만도 한데 여전히 짧게 치고 빠지고, 초연에 올려서 실패하면 그게 끝이며, 그걸 다시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또 다른 작품 만들기에 급급하단 말이죠. 사실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새로운 작품 구상하는것보다, 그 소재가 괜찮다고 생각하고 소신이 있어서 만든걸텐데 그걸 끈질기게 잡고 늘어지는 근성이 필요할텐데. 한방에 대박-이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깨진 항아리라도 정성껏 메꾸고 조각을 맞춰서 더 튼튼하게 만들고 물을 채웠으면 좋겠는 바램입니다.

그러나 세상사, 모두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문제의 축은 '돈'인거죠. 브로드웨이와는 달리, 한국은 작품수가 아무리 많아도 공연을 보러 관광을 오는 사람은 손에 꼽는 정도일테니까요. 만약에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라면 상황이 완전 다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니까. 당장 저만해도 외국 손님이 공연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넌버벌 공연을 추천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 어쨌든 관광수익에 기댈 수도 없고 시어터고어가 많은것도 아닌 나라에서, 돈은 똑같은 풀에서 짜내야 하는 한국의 공연 현실에, 내가 모자란 돈을 주지 못하는데 이러쿵 저러쿵 하는것도 사실 웃기지만... 아쉽다구요...

만약에 제가 돈을 무지 많이 벌고 나중에 은퇴하면, 대학로에 Ellen's Stardust Diner 같은 곳을 차려서 손님들도 즐겁고 배우지망생들도 알바를 하면서 관객 앞에서 노래하는 연습도 하고, 솔직하게 본인들의 상황을 말하고 손님들께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하여 팁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그런 장소를 만들었으면 좋겠고, 이거다!하는 소재를 하나 잡아서 브로드웨이처럼 곰국 끓이듯이 더할나위 없을때까지 리딩, 워크샵, 프리뷰, 파일럿, 등등... 이런 기간을 거쳐서 스토리 탄탄하고 노래 좋고 배우들도 적합한 그런 작품 하나 만들고 싶네요. .......그러나 이 돈을 다 벌 수 있을리가 없다는 슬픈 현실이 나를 덮치네... So it's times like these I wonder how I take it (feat. N2N)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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