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 on a Cloud

lexicat.egloos.com

포토로그




<방명록 on a Cloud> Blah blah blah

  • 이 블로그의 글쓴이에게 한마디를 하실 분들은 댓글을 남겨주세요!
  • 정보의 오류 지적, 또는 토론이 목적인 댓글은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하지만 플북/인터뷰 읽고 공연 보라는 등의 말도 안되는 선생질, 또는 감상고나리는 사양합니다. 아마 내가 너보단 이 덕질 오래했을텐데 존중 좀.

2018.02.03 マタ・ハリ (마타하리) - 加藤/佐藤/西川 Japanese Theater


2018.02.03 マタ・ハリ (마타하리)

マタ・ハリ: 柚希 礼音 (유즈키 레온)
アルマン: 加藤 和樹 (카토 카즈키)
ラドゥー: 佐藤 隆紀 (사토 타카노리)
ピエール: 西川 大貴 (니시카와 타이키)
パンルヴェ: 栗原 英雄 (쿠리하라 히데오)
アンナ: 和音 美桜 (카즈네 미오)
ヴォン・ビッシング: 福井 晶一 (후쿠이 쇼이치)

번역/연출: 石丸 さち子 (이시마루 사치코)


일본에서 <마타하리>를 한댄다. 그것도 내가 일본에서 그나마 애정하는 배우가 출연한단다. 사랑하는 차지연 배우가 출연한다는데도 하도 재미가 없다고 들어서 패스할까 했던 작품을, 그래서 나는 호구라는 자괴감을 느끼면서 막공 임박해서 겨우 관람을 했었다. 이왕 재미없을거, 차지연 언니의 팬심으로 예습을 해서 버티고 일본 공연을 보는게 나을 것 같아서. 아니 더 솔직히 말해보자면, 난 더욱 신랄하게 일본에서 올리는 마타하리를 까고 싶어서 한국 공연을 봤다(...). 그리고 일본 공연을 보기도 전에 이미 난 일본 마타하리를 어떻게 깔지 알고 있었다. 분명 노래로 까겠지, 하고. 그리고 전혀 섹시하지 않겠지, 하고. 다른건 사실, 한국 마타하리도 그렇게 무대가 휘향찬란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연출이 빼어나지도 않았고 캐릭터의 서사도 잘 풀린게 아니라 그냥 딱히 비교할만한게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일본 마타하리를 본 이후로는, 이게 부분적으론 맞고 부분적으론 아니었음. 뭐, 당연한 일이겠지만.

<마타하리> 극장은 공연을 많이 하긴 하지만 원래 그 장소 자체가 회의용으로 지어진거라 장소조차 기대할만한게 못됐다. 극장 이름이 도쿄국제포럼인걸 =_=. 아직까지 후기를 안 쓰고 있는 <영프랑켄슈타인>도 여기서 봤는데, 그 작품은 코메디가 주가 되는데다가 차라리 음향이 안 좋았으면 좋을 배우가 주연이었어서 별 생각 없었는데, 이런 작품을 여기서 보니까 역시 여긴 공연장으로 쓰면 안되는 장소가 맞는 것 같다. 단차 시망이고 음향은 완전 거지임. 마타하리 오버츄어가 처음부터 강하게 빠밤! 하고 들어가는데, 그 소리가 찢어짐. 아니 인간적으로 공연장이 소리가 찢어지면 안되는거 아닐까요...? 아니 설사 찢어진다고 해, 그런데 만약 그러면 리허설 하는 시점에서 찢어지지 않도록 음향조절이라도 해야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극장에 앉았을때 일단 앞에 너무 바로 가려서 시야도 포기해야했고, 중앙블럭에다가 아주 앞열은 아니더라도 10열이었는데도 시야가 그따구. 음향은 오버추어 듣자마자 포기를 해야했다. 응? 나 뮤지컬 보러왔는데 눈도 귀도 포기해야함...? 뭐 아무튼 그 와중에도 미세하게 움직여가면서 열심히 보려곤 했는데 그럼에도 꽤 숙면을 취했다. 그런데 요상하게, 한국에서 <마타하리> 봤을때보다 좀 덜 잠<-.

그래도 한국에서 본 공연의 조각을 맞춰서 기억해보자면, 내가 본 일본 공연과 많이 다르지는 않았던 느낌이다. 최소한 <프랑켄슈타인>때처럼 확 느껴지게 다른 점은 없었음. 그저, 안나가 한국의 안나보다 많이 어리고, 마타하리와 안나간의 언니동생 가족만큼 가까운 애착관계가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마타하리의 춤 지분이 일본이 월등이 많다는 점. 이건 정말 부러웠다. 차지연 언니 마타하리도 춤을 그만큼만 넣어줬음 내가 그렇게 많이 졸지 않았을텐데 ;ㅂ;!! 이 작품의 티켓판매기여도가 아무래도 마타하리를 맡은 배우다보니 그 배우의 지분이 작품에서 확 올라간건 눈에 띄게 느껴졌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고 달랐던건 관객의 반응. 이건 프랑켄때도 느꼈는데, 한국의 그 가차없이 주인공을 죽여버리는 정서를 일본인은 도저히 이해를 못하나보다 ㅋㅋㅋㅋ 아니 근데 이건 딱히 한국작품이라고 하기엔 원작자가 다 외국인이긴 한데 =_=. 아무튼, 마타하리가 끝에 총살을 당하고 작품이 끝나는데, 그렇게 끝나니까 주변 관객들 반응이 ㅋㅋㅋㅋ '진짜 죽인거야??' '결국 죽이네' 이런거라서 소리없이 웃었다 ㅋㅋㅋㅋㅋ 한국에선 분명 관객들이 이 엔딩에 아무도 의문을 갖지도 않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텐데, 일본은 프랑켄때도 그렇고 주인공을 확 죽여버릴수 있는것이 뭔가 정서상 익숙하지 않은가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마타하리 역할을 유즈키 레온 배우가 맡았다는걸 들었을때, 이미 난 이 작품을 깔 준비가 되어있었다. 원래 다카라즈카 배우였던 이 배우는 다른 작품에서도 본적이 있었는데, 과감한 노출을 한 옷을 입고 섹시한 안무의 춤을 추는데 너무나도 안 섹시하고, 창법도 너무 본인이 다카라즈카 배우라고 주장하는 창법이었었다. 그런데 섹시가 전부인 마타하리 역할을 이런 배우가 한다고...? 게다가 나는 이 역할을 이미 차지연 배우로 보는 실수(?)를 저질렀는걸. 이미지로도 그렇고 노래로도 그렇고, 컨셉 사진이 뜨는걸 보면서도 상상이 도저히 가지 않았더랬다. 그래서 난 이 배우에 대한 기대가 제로였고, 이미 포기하고 갔었다. 그런데 내가 너무 포기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 기억 속의 실력보다는 일취월장함. 아마 키를 좀 내린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부담스러웠던 창법도 많이 좋아졌고, 그 과했던 창법을 성량과 힘으로 밀어붙이는 쪽으로 트레이닝을 했는지 의외로 고음도 쭉 잘 뻗어내서 진짜 많이 놀랐음. 물론, 사람이 본연의 분위기가 변하는게 아닌지라 차지연 배우가 마타하리를 했을 때보다 춤이 많은 편이었는데, 그 노출이 꽤나 과감한 벨리댄스 스타일의 옷을 입고 대놓고 섹시한 춤을 추는데도 섹시함은 느껴지지 않은건 여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몸이 좀 많이 유연하진 느낌이 들었다. 

레온 배우의 마타하리는 정말 정신도 몸도 무지막지하게 건강한 마타하리임. 차지연 배우의 마타하리는 정말 세상에 너무 시달려서 지칠대로 지쳐 몸도 마음도 모두 너덜너덜한 마타하리였고, 배우 본인의 음색도 그런 캐릭터에 굉장히 잘 어울렸었다. 그런데 레온 배우의 마타하리는 젊을 때도 한번도 무명이어본적이 없는 인기 아이돌하다가 지금은 디바가 되서 고생이라곤 별로 안해본 느낌임. 그러다보니까 전체적으로 밝고 긍정적이다. 아르망에 대한 사랑도, 너무 어릴때부터 아이돌을 해와서 연애 한번 못해본 소녀가 남자사람을 가까이서 보곤 첫사랑을 하듯 빠져버린 느낌이다. 그런 분위기가 굉장히 무거운 이 작품의 채도를 조금 끌어올리는데에는 좋았지만, 마타하리가 가진 어두운 과거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두운 과거를 가졌다고 해서 청승파티를 하자는게 아니라, 그래도 그 과거의 이야기가 나왔을때는 어느 정도 동요가 있어야 하는데, 레온 배우의 마타하리는 그런 과거 정도는 이미 극복한지 오래된 듯, 마치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반응을 하는 정도다. 그렇게 힘든 과거가 있다고 말을 하니까 '아 그렇구나'하게는 되는데, 딱히 그래서 그 과거로 인해 심하게 트라우마를 입었다는 느낌이 안듦. 그 뭐냐, 일본소년만화에나, 한국드라마의 씩씩한 조연 캐릭터스러운, '보여지는건 밝지만 어두운 과거를 지닌 소년'의 느낌. 이렇게 되니까, 한국의 차지연 배우가 특유의 처연함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주도해가며 원탑의 자리를 확실히 새긴 것에 반해, 레온 배우의 마타하리는 비중은 오히려 한국의 마타하리보다 많았지만, 마타하리의 개인사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사랑에 더 비중으로 둠으로서 연기와 작품의 맥락상 마치 소년스포츠성장만화의 주인공(...)처럼 주연의 자리를 아르망과 라두에게 조금 나누어주는 느낌.

아르망 역할은 카토 카즈키 배우였다. 정말 아직도 영문을 모르겠는게, 대체 왜 한 사람에게 한 시즌에 아르망과 라두 두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맡도록 한걸까 =_=. 그냥 이 배우가 욕심을 낸걸까나... 뭐 아무튼 이 날은 아르망 역할이었음. 사실 내가 한국에서 본 아르망이 엄기준 배우였으므로 그냥 덮어놓고 생각해도 엄기준 배우보단 잘 어울리겠다 싶었다. 인간적으로 엄기준 배우 정도의 알거 다 아는것 같은 아저씨가 사랑을 위해 나라도 명예도 목숨도 버리는 그런 역할 진짜 안 어울리니까 좀 그만하면 안될까요......... 다 양보하더라도, 그 나이에 청년장교는 아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레베카>의 막심 같은 그런거 좋잖아. 아니, 차라리 라두를 했으면 내가 이해를 했겠는데. 뭐 엄기준 배우 얘기는 그만하고, 확실히 카즈키 배우는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도, 세상 혼자 떨어진 것 같은 느낌도, 마타하리를 만난 이후엔 마타하리만이 자기 세상인 것 같은 느낌도 (이런 배우 본연의 분위기 때문에 항상 당하고 괴로워하는 그런 역할을 주로 맡는듯 =_=). 그 와중에도 따뜻하게 어린 부하를 챙기는 것도 잘 어울린다. 처음에 마타하리를 만났을때는 본인의 생각이 어떻든 군인정신으로 명령에 따라서 마타하리를 꼬신 것 같은데, 천성적으로 사람은 나쁘지 않아서 일로 꼬신것임에도 마타하리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스스럼없이 한 느낌. 마타하리의 아파트에 있을 때까지만해도 개인적인 얘기는 할지언정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다가, 라두와의 듀엣에서 라두가 추궁을 하자 조금씩 본인의 마음을 알아가고, 거기서 마타하리에 대한 자신의 마음과 살고 싶다는 마음을 깨달은 듯했다. 그래서 거기서부터 캐릭터의 온도가 뜨거워짐. 그렇게 작품을 풀어나가고 성격을 이해시키니 아르망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좋았다.

이 배우가 키가 좀 있어서 그런지 의외로 여배우들과 케미가 좋은데, 레온 배우와도 꽤나 케미가 괜찮았다. 케미의 비밀은 의외로 키인건가 =_=. 그러나 이전에 봤던 작품에서보다 목소리에 힘이 좀 없고 가늘어서 아쉬웠는데, 이건 이 배우가 말도 안되게 살을 빼서 힘이 없는 것 같음. 배우분들, 살 빼서 비주얼 좋아지는건 좋지만 노래에 영향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시다 ;ㅅ; 그래도 비교대상이 그분이다보니 노래에는 비교적 만족한 편. 여전히 딕션은 좀 아쉬웠다. 그리고 약간 연기가 신파쪽으로 가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 들고, 몸에 쓸데없는 움직임이 좀 과해보여서 아쉬웠음. 다른건 몰라도 신파만 좀 브레이크를 걸어주었으면 좋겠다. ...아, 근데 아르망 캐릭터 자체가 좀 찌질에 신파던가(...).

라두 역할의 사토 타카노리 배우는 예전에 <엘리자벳>에서 요제프로 봤었는데, 여전히 연기는 못함. 뭐랄까, 연기를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는걸까 싶은 배우다. 그래도 여태까지 본 일본 배우 중에 가장 안정적인 가창력과 성량을 가지고 있다. 그냥, 노래를 들으면서 불안하지 않았던 것이 연기를 안한 불만족을 상쇄시킴. 딱히 이 역할이 연기를 잘한다고 해도 어차피 자기연민이나하는 찌질 불륜인데 크게 상관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연기를 하지 않으니 그냥 가끔 나오는 악역1의 느낌의 라두. 아, 연기를 하려고 하지 않아서 좋았던건, 김준현 배우의 라두는 예의 자기혼자만 자기연민하고 있는 그런 라두라 여러모로(...) 꼴도 보기 싫었는데, 이 라두는 줏대와 귀는 종잇장만큼이나 얇아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흐름에 몸을 맡기는 백치형의 라두라 만화같은 느낌으로다가 그러려니 할 수 있었음 =_=. 얼마나 연기를 안했으면 라두가 마타하리에 대한 마음을 노골적으로 밝히니 내가 순간 '어? 좋아하는거였어?' 싶었더랬다. 그리고 이 배우는 前다카라즈카 남역배우 출신의 레온 배우보다 작기도 하고 연기 자체를 잘 못하는 탓으로 케미는 전혀 없음. 그래서 치정의 느낌이 전혀 안난거겠지만. 라두의 부인이 작품상 많이 나오는게 아니긴 하지만, 그 부인이 나오는 두 씬 모두 그냥 부부끼리 남인것 같은 무케미의 정점을 맛볼 수 있었다. 그래도 성악계로 노래하는 배우라 그런지 노래가 상당히 안정적이어서 최근 매우 관대해진 내 기준으로서는 그냥 참고 볼만했다. 도리어 라두가 너무 끈적거리고 질척였으면 속터질게 분명했을거라서 =_=.

그래서 결과적으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한국에서 본 캐스트보다 대체적으로 노래는 더 안정적이었다. 다만 가장 예상하지 않았던 곳에서 너무 망이었는데, 그건 바로 무대. 런이 길지 않은 공연인데다가 이 작품을 제작한 우메다예술극장 자체가 최근에 무대가 과하게 허접했었는데 (예를 들면 <스칼렛 핌퍼넬>), 이 작품은 정말 내가 최근에 본 그 어떤 대극장 무대보다도 허접 그 자체였다. 세상에, 씬 체인지를 할때 백드랍을 바꾸는걸 커튼을 치고 열고 하는거 내 중고등학교때도 안한거다. 무슨 홈 씨어터 인형극인줄. 그리고 마타하리 집이, 한국에서도 뭐 딱히 그렇게 완전히 고급지진 않았지만 일본 무대는 어나더레벨. 전쟁중 군대 막사도 그것보단 덜 허접할듯. 1인용 철제침대가 있는 수준이다. 아니 진짜 이거 만엔 넘게 티켓가격 쳐먹는 대극장 작품 아니었나... 여러번 말하는것 같은데, 돈 없어서 이렇게 티나게 돈 없게 세트를 올릴거면 그냥 그 돈 모아다가 한 작품에다가 몰빵해서 공들여서 올려줬음 좋겠다. 보는 쪽이 레알 돈 아까우니까. 

이렇게 지껄이고선, 난 결국 이 작품을 한번 더 봤다. 카즈키 배우의 라두를 보러... To be continued...

아무튼 이날이 도쿄 공연 첫공이라 프랭크 와일드혼과 아이븐 멘첼이 관람을 하러와서 무대인사까지 했는데, 일본 무대에서 EMK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여러번 하는 와일드혼을 볼줄이야 =_=... 아니, 뭐 감사해야 하는건 맞는데 뭔가 예상못했던 일이라서 문득 여긴 어디 난 누구?의 상태가 되어버렸고... 관람 후에 로비로 나오니 한국 사람들도 좀 있는게, EMK 관계자들도 관람을 하러 온 것 같았음. 최근에 한국 작품이 일본에 많이 올라오니 한국 배우들이나 관계자들을 일본 공연장에서 본 적은 예전에도 있는데, 여전히 뭔가 어색하고 신기하다 ㅋㅋㅋㅋ. 



1 2 3 4 5 6 7 8 9 10 다음